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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각 테이블

  • 2012.09.17
  • 조회 4560
사각 테이블
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
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김학란

 빨그레한 색체를 띠고 손바닥만 한 접시에
눈알을 반짝이며 앉아있는 날치 알
외로운 자신을 위해
멀고 긴 푸른 바다를 건너와  입을 벌린 자에게
들어가기 위해 뚜껑이 열려진 참치
참치와 고향이 같은 파란 김은
뜨거운 인생 경험을 하고난 후라
제 빛을 잊은 지 오래된 듯
검은 색을 입고 완전 재활이 가능치 않은 상태로
좌절에 벙어리가 되어있는듯 하다
늘 자기가 제일이다  다툼이 심한 고등어는
 등어리를 떼어낸 채 그의 신체에 맞는 길다란 자화상이 그려있는
접시위에
앙상한 갈비만이 그의  처절한 투쟁을 짐작할 수 있도록 널려있다
자신을 다바쳐 맛의 생기를 불어주겠다고 온 몸을 불태워 가루가 되어버린
고추장은 그 모습만으로도 그의 의지를 엿 볼 수가 있다
빨간고추의 경지에 도달해 보겠다고 굳은 의지로 몇 시간째 앉아있는 시퍼런 고추의 모습은
그저 안스러울뿐...

 몸집이 크고 자기만을 위해 식탐을 내다
망가져 가는 모습을 그들은 자랑으로 여기는 대파
그런 대파와 가문이 다르다며
흰 대가리와  길게 늘어선 푸른 꼬리를 뽐내며
애무하며 위로하는 쪽파 김치 그도 아무데나 앉을 수 없다며
그 비싼 도자기에 몸을 구부린 채로 담겨있다

모든 맛이 다 부질없다며
빛도 맛도 한 결같이  모두를 포옹하는
오지랍 넓은 배추김치는 오늘도 치맛바람 휘날리며
지친 몸을 줄기위에 살포시 무릅을 감춘채로 말이 없다


말이되기도하고안되기도한어수선한웃기는말들로
아이들을문밖으로여행을시키고난후

여자는 말없이
사각 테이블 끝자락에 놓인 물컵을 들었다
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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